의료·디지털의료기기 AI의 핵심 쟁점은 AI 기본법과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어느 지점에서 겹치고, 어느 지점에서 따로 적용되는지다. 의료 AI는 진단, 치료 보조, 위험 예측, 환자 분류처럼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고영향 인공지능 검토 대상이 된다. 디지털의료기기 AI는 식약처 규제와 AI 기본법상 신뢰성 규제가 함께 걸릴 수 있으므로 출시 전부터 의무가 겹치는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의료 AI의 고영향 분류
의료 AI는 사람의 건강, 생명, 진료 접근성에 영향을 주는 영역이므로 고영향 AI 판단에서 핵심 분야로 다뤄진다. 단순한 병원 예약 챗봇과 달리, 영상 판독 보조, 질병 위험 예측, 처방 추천, 중증도 분류, 환자 우선순위 산정 AI는 의료 판단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영향 여부는 의료기관 안에서 쓰인다는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AI가 어떤 결과를 내고, 그 결과가 의사·환자·기관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기준이다. 의료진이 최종 판단을 하더라도 AI 결과가 사실상 표준 판단처럼 작동한다면 위험관리 체계와 설명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의료 AI 사업자는 제품 설명서만 준비해서는 부족하다. 임상적 사용 목적, 의사 개입 위치, 오류 발생 시 대응, 환자 고지, 모델 업데이트, 데이터 편향 점검까지 운영 문서로 남겨야 한다.
디지털의료제품법과 AI 기본법은 역할이 다르다
디지털의료제품법은 디지털의료기기와 관련한 허가, 인증, 성능, 안전성, 품질관리 체계를 다루는 개별 법률이다. AI 기본법은 AI 시스템의 신뢰성, 고영향 AI 사업자 책무, 고지, 영향평가, 표시 의무를 다루는 기본 법률이다.
두 법은 같은 제품을 다른 각도에서 본다. 디지털의료제품법은 "이 제품이 의료기기로서 안전하고 성능이 검증되었는가"를 묻는다. AI 기본법은 "이 AI가 사람의 기본권과 안전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가"를 묻는다.
따라서 디지털의료제품법을 지켰다고 해서 AI 기본법 이슈가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AI 기본법상 고지와 영향평가를 준비했다고 해서 의료기기 인허가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시행령 별표 1의 간주 규정은 중첩 완화 규정이다
AI 기본법 시행령 별표 1은 디지털의료제품법에서 정한 일정 의무를 이행한 경우 AI 기본법상 고영향 인공지능 사업자 책무 중 대응되는 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보는 기준을 둔다. 이 규정은 같은 위험관리·품질관리 문서를 두 법률에서 반복 관리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간주 규정을 과대 해석하면 위험하다. 간주는 중첩되는 책무의 이행을 완화하는 장치이지, AI 기본법 전체를 배제하는 면제 규정이 아니다. 사전 고지, 생성형 AI 표시, 고영향 여부 확인 요청, 의료기관 운영 단계의 책임처럼 별도로 남는 쟁점은 계속 검토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의료기기에 관한 시행일은 2026년 1월 24일로 따로 정리되는 부분이 있다. 제품 개발사는 허가 일정만 볼 것이 아니라 AI 기본법상 운영 개시일 기준 의무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영향평가·표시·고지는 제품 설명서 밖의 문제다
의료 AI의 영향평가는 단순히 정확도와 민감도 수치를 적는 문서가 아니다. 어떤 환자군에서 오류가 커질 수 있는지, 의료진이 AI 결과를 어떻게 검토하는지, 환자에게 어떤 정보가 제공되는지, 모델 업데이트 후 성능 변화가 어떻게 관리되는지를 함께 다룬다.
표시와 고지도 제품 라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의료기관 내부 화면, 환자 안내문, 동의서, 앱 화면, 결과지에 AI 사용 사실이 어떻게 드러나는지가 중요하다. 환자가 AI가 관여한 결과를 받는데도 이를 전혀 알 수 없다면 투명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생성형 AI가 환자 설명문, 예후 안내문, 복약 안내문을 만드는 경우에는 생성형 AI 표시 의무와도 연결될 수 있다. 의료 AI는 고영향 AI와 생성형 AI 의무가 동시에 문제 될 수 있다.
의료기관과 제조업자의 책임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제조업자와 개발사는 제품의 성능, 안전성, 업데이트, 기술 문서, 모델 설명자료에 대한 책임을 진다. 의료기관은 그 제품을 어떤 진료 흐름에 배치하고, 누가 최종 판단하며, 환자에게 어떻게 안내하는지에 대한 운영 책임을 진다.
예를 들어 AI 영상 판독 보조기기를 병원이 도입한 경우, 제조업자는 모델 성능과 업데이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의사가 AI 결과를 어떻게 확인하고, 최종 판독과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지 정해야 한다.
의료 AI 컴플라이언스는 한쪽만 준비해서 끝나지 않는다. 제조업자, 판매사, 의료기관, 의료진의 역할을 계약서와 내부 지침에 나누어 두어야 한다. 이 구분이 없으면 사고 발생 시 "AI가 판단했다"는 말만 남고, 실제 책임 라인이 흐려진다.
자주 묻는 질문
의료기관도 AI 기본법상 사업자가 될 수 있나요?
의료기관이 AI를 단순 구매해 쓰는지, 환자에게 AI 기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병원이 AI를 진료 흐름에 넣고 환자 판단에 활용한다면 운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SaMD AI는 디지털의료제품법만 보면 되나요?
그렇지 않다. SaMD AI는 디지털의료제품법상 의료기기 규율을 받으면서, AI 기본법상 고영향 AI 의무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임상시험 단계의 AI도 고영향 의무가 적용되나요?
상용 서비스와 임상시험 단계는 다르게 봐야 한다. 다만 연구 단계라도 환자 데이터, IRB, 설명·동의, 안전성 관리 의무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간주 규정이 있으면 영향평가를 안 해도 되나요?
간주 규정은 중첩되는 책무 부담을 줄이는 취지다. 어떤 항목이 실제로 간주되는지는 디지털의료제품법상 이행 문서와 AI 기본법상 요구 항목을 대조해 확인해야 한다.
의료 AI 표시 의무는 환자에게도 적용되나요?
환자가 AI가 관여한 결과를 받거나 AI 기반 설명을 접하는 방식이라면 고지·표시 위치를 검토해야 한다. 병원 내부 참고용으로만 쓰는지, 환자에게 결과가 전달되는지가 중요한 변수다.
작성: 조국환 변호사팀 | AUCTORITAS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