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권원 없이 점유하는 사람에 대해 소유자가 차임 상당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때, 해당 부동산이 실제로 임대 가능한 상태인지는 요건이 아니다. 차임 상당액은 불법점유로 인한 사용·수익의 금전적 평가 기준일 뿐이므로, 소유자가 임대할 계획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차임 상당 손해나 이익이 곧바로 부정되지 않는다. 다만 추가 금융비용 등 확대 손해는 점유와 사업 전체 지연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별도로 입증되어야 한다.
차임 상당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의 관계
불법점유에 대한 소유자의 청구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민법 제750조)과 부당이득 반환(민법 제741조) 두 가지 경로로 가능하다. 손해배상은 점유자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고, 부당이득 반환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것을 요건으로 한다.
두 청구의 공통 기준이 되는 것이 차임 상당액이다. 소유자가 불법점유로 입은 손해 또는 점유자가 얻은 이익을 산정할 때, 해당 부동산의 적정 차임을 기준으로 금액을 평가한다. 이때 차임 상당액은 실제로 임대했을 경우의 수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수익이라는 이익 자체를 금전으로 환산한 것이다.
"임대 가능성"이 요건이 아닌 이유와 특별한 사정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은 불법점유 부동산이 "임대 가능"일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유자가 정비사업을 추진하려 했고 임대 의사가 전혀 없었더라도, 점유자가 해당 부동산을 사용·수익한 이상 차임 상당의 이익이 부정되지 않는다.
이 법리의 핵심은 차임 상당액의 법적 성격에 있다. 차임 상당액은 "소유자가 임대했으면 받았을 수입"이 아니라 "부동산 사용·수익이라는 이익의 금전적 평가 기준"이다. 따라서 소유자의 임대 의사나 임대 가능 상태는 요건이 될 수 없다.
다만 차임 상당의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별도로 심리하여 차임 상당 이익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법령상 사용이 완전히 금지된 토지이거나, 물리적으로 어떠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이 특별한 사정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을 하려고 했으니 임대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은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점유자 측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
점유자 측에서 차임 상당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을 방어하기 위해 흔히 제기하는 항변과 그 한계가 있다. "소유자가 임대할 의사가 없었다"는 항변은 차임 상당액 산정에 임대 의사가 불요하다는 이유로 배척된다. "건물이 노후하여 임대가 불가능했다"는 주장은 차임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사용·수익 이익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점유한 면적이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경우 점유 면적 비율에 따라 차임 상당액을 산정하며 전부 부정은 불가능하다.
추가 손해(금융비용 등)의 인과관계
불법점유로 인해 소유자에게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한 경우, 이를 손해로 청구하려면 점유(인도지체)와 사업 전체 지연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위 2025다217883 판결도 추가 금융비용 손해에 대해 인과관계 입증을 요구했다. 점유 면적이 사업구역 일부에 그치는 경우에는 점유만으로 사업 전체가 지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금융비용 청구가 인정되려면, 해당 점유가 사업 진행의 핵심 장애였고 점유 해소 없이는 사업이 진행될 수 없었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인도지체와 금융비용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때 실무에서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점유 면적이 사업구역에서 차지하는 비율, 점유 부분 없이 나머지 구역만으로 사업 진행이 가능했는지 여부, 점유 해소를 위해 소유자가 취한 법적 조치의 시기와 내용, 실제 사업 일정과 점유 기간의 관계가 핵심이다.
자주 묻는 질문
불법점유 기간 중 차임 상당액은 어떻게 산정하는가?
해당 부동산과 유사한 조건의 부동산 임대료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감정을 통해 적정 차임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고, 주변 시세, 건물 상태, 용도 등을 고려한다. 점유 기간 전체에 대해 월 단위 차임 상당액을 산정하고, 여기에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청구한다.
점유자가 부동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방치만 한 경우에도 부당이득이 성립하는가?
점유 자체가 소유자의 사용·수익을 배제하는 것이므로, 점유자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부당이득이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점유자가 부동산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단순히 등기만 남아 있는 경우와는 구별된다.
정비사업조합이 불법점유자에게 차임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조합이 해당 토지의 소유권 또는 관리처분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점유자의 점유가 권원 없는 불법점유라는 점, 점유 기간, 해당 토지의 적정 차임이 주요 증명 대상이다. 추가 금융비용을 청구하려면 점유와 사업 지연 사이의 인과관계를 별도로 증명해야 한다.
불법점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과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다른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다(민법 제766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일반 채권 소멸시효가 문제 된다. 다만 당사자 지위, 청구 구성, 상사관계 여부에 따라 시효 주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불법점유 기간이 길다면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중 어느 청구가 유리한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작성: 조국환 변호사팀 | AUCTORITAS LA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