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이 아니라 돈을 청구하는 사건이라면, 당사자소송·항고소송·민사소송의 구별
AUCTORITAS LAB.
공간 분쟁 연구소. 조국환변호사팀.
행정청을 상대로 급여·보상금·정산금·계약대금을 청구한다고 해서 모두 같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법상 법률관계에서 다툼의 대상이 처분이 아니라 권리·의무 자체라면 당사자소송을 검토하지만, 지급 거부나 감액 결정이 처분에 해당하면 그 처분을 먼저 취소하거나 무효임을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근거 법률이 행정청의 결정으로 권리를 확정하는지, 법령 자체로 금전채권이 발생하는지, 계약이 공법상인지 사법상인지부터 확인해야 소송형태·피고·관할·기간을 함께 정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소송은 처분이 아니라 공법상 법률관계 자체를 다툽니다
당사자소송은 공법상 법률관계에서 한쪽 당사자를 상대로 권리의 확인이나 이행을 구하는 행정소송입니다. 다툼의 중심이 행정청의 처분을 취소하는 데 있지 않고, 법령이나 공법상 계약에서 발생한 급여·보상·정산 의무가 실제로 있는지를 판단받는 데 있을 때 검토합니다. 청구취지는 특정 처분의 취소가 아니라 일정 금액의 지급이나 공법상 지위의 확인이 됩니다.
항고소송은 행정청의 처분이나 부작위를 대상으로 합니다. 지급 거부 결정, 감액 결정, 환수처분처럼 행정청이 우월한 지위에서 국민의 권리·의무를 직접 정한 행위라면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해야 합니다. 피고도 원칙적으로 해당 처분을 한 행정청이 됩니다.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는 동안 그 처분과 반대되는 금전 지급을 바로 명해 달라고 청구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사자소송에서는 공법상 법률관계의 권리·의무 귀속주체를 피고로 삼습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또는 해당 공법관계에서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처분청과 금전 지급 의무의 귀속주체가 항상 같지는 않으므로 처분서에 적힌 기관명을 그대로 피고로 옮겨서는 안 됩니다.
민사소송은 사법상 계약이나 부당이득, 손해배상처럼 사법관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이 계약 당사자라는 사정만으로 공법관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사업자와 같은 지위에서 체결한 매매·도급·임대차 등이라면 민사소송이 될 수 있습니다. 소송형태를 정할 때에는 상대방의 명칭보다 권리가 발생한 법률관계의 성질을 확인해야 합니다.
행정청의 결정으로 권리가 확정되는지 법령 자체로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금전청구의 형태는 권리가 언제 어떻게 확정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률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곧바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하도록 정하고 행정청의 별도 결정이 단순한 확인에 그친다면, 공법상 권리관계 자체를 다투는 당사자소송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행정청이 신청을 심사해 지급 여부와 금액을 결정해야 권리가 구체화되는 제도라면 그 결정의 처분성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지급 거부나 감액 결정이 처분이라면 그 효력을 제거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처분의 효력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법원이 금전청구만 받아들이면 서로 모순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취소소송에서 지급 거부의 위법을 다투고, 취소 뒤 행정청의 재처분이나 관련 금전청구를 이어 가는 방식을 검토합니다.
반대로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금전채권이 이미 발생하고 행정청의 거부가 단순한 채무 불이행에 가깝다면, 처분 취소보다 당사자소송으로 지급을 구하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처분서라는 문서가 발급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 결정이 상대방의 권리·의무를 직접 확정하는 법적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 법률의 문언이 소송형태를 좌우합니다. 법이 일정한 요건 아래 지급하도록 정했는지, 행정청이 지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정했는지, 신청과 결정 절차를 두었는지에 따라 분석이 달라집니다. 개별 법률의 지급 요건과 결정 절차를 확인하지 않은 채 “행정청 상대이니 행정소송” 또는 “돈을 달라는 청구이니 민사소송”이라고 정하면 소송형태를 잘못 고를 수 있습니다.
공법상 계약의 대금 다툼은 계약의 성질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공법상 계약은 행정청과 상대방이 공법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합의로 법률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계약에서 발생한 대금·정산금·비용 부담은 처분의 취소보다 계약상 공법관계 자체의 이행을 구하는 당사자소송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행정청이 일방적으로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라 계약 당사자로서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지를 기준으로 나눕니다.
다만 행정청이 체결한 모든 계약이 공법상 계약은 아닙니다. 공공기관이 물품을 사고 공사를 맡기거나 건물을 임차하는 등 일반 사인과 같은 지위에서 계약했다면 사법상 계약으로 평가되어 민사소송이 될 수 있습니다. 계약의 목적이 공익과 관련된다는 이유만으로 공법상 계약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근거 법률, 계약 내용, 당사자의 지위, 분쟁 해결 조항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상 정산 과정에서 행정청이 금액을 확정하는 문서를 보냈다고 해서 그 문서가 언제나 처분은 아닙니다. 계약 당사자의 채무 이행에 관한 의사표시인지, 법률이 행정청에 우월한 지위에서 금액을 확정할 권한을 부여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자라면 당사자소송이나 민사소송의 쟁점이 되고, 후자라면 처분 취소가 먼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공법상 계약 분쟁에서는 계약서만 보지 말고 계약 체결의 근거 법률과 이행 과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지급 조건, 성과 확인, 정산 방식, 해지 또는 변경 권한이 법률에 의해 특별히 정해졌는지 살펴야 합니다. 행정청의 통지가 계약상 권리 행사인지 행정처분인지 구별해야 피고와 관할을 정할 수 있습니다.
형태를 잘못 선택했다면 소의 변경·병합·이송을 신속히 검토해야 합니다
소송형태를 잘못 선택했다고 해서 언제나 곧바로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의 동일성과 절차 요건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 사이의 소 변경, 관련 금전청구의 병합, 관할 법원으로의 이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제도가 모든 오류를 소급해 고쳐 주는 것은 아니므로 처음부터 처분성·법률관계·피고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장 위험한 경우는 처분성이 있는 지급 거부 결정을 그대로 둔 채 금전청구만 제기하는 경우입니다. 법원이 처분 취소가 먼저 필요하다고 판단한 시점에는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이 이미 지났을 수 있습니다. 금전청구의 소멸시효만 고려하다가 앞선 처분의 짧은 불복기간을 놓치면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관련청구를 함께 제기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처분 취소와 그 처분이 취소될 것을 전제로 한 금전 지급청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병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청구마다 피고와 법적 근거가 다를 수 있으므로, 취소청구와 금전청구의 순서와 관계를 소장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취소 여부가 금전청구 판단의 전제가 되는지도 표시해야 합니다.
민사법원에 제기했는데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판단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관할 이송이 가능한지 신속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송 여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처분의 제소기간이나 다른 청구의 기간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법원이 알아서 고쳐 줄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근거 법률의 권리 확정 방식, 처분의 존재, 계약의 성질, 권리·의무 귀속주체를 한 번에 정리해야 소송형태 변경으로 인한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